요올로롸이푸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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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3. 10.

    by. 요올로롸이푸

    목차

      건축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물리적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바리어프리 설계(Barrier-Free Design)'는 건축과 도시계획 분야에서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리어프리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설계를 넘어,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사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공간 구성 원칙입니다. 본 글에서는 바리어프리 설계의 정의와 원칙, 국내외 적용 사례, 향후 과제와 방향성에 대해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바리어프리 설계란 무엇인가?

      바리어프리 설계는 장애물 없는 환경을 조성하여 모든 사람이 물리적, 심리적, 사회적 장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건축 설계 개념입니다. 원래는 휠체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노인, 임산부, 아동, 일시적 장애를 겪는 사람 등 모든 사용자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설계 철학으로 발전했습니다.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접근성(accessibility): 누구나 진입, 이동, 사용이 가능한 공간 구조
      • 안전성(safety): 경사로, 난간, 미끄럼 방지 등 위험 요소 제거
      • 편의성(convenience): 손잡이, 버튼, 안내 표지 등 직관적이고 쉬운 이용 환경
      • 유연성(flexibility): 다양한 사용자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 구성

      예를 들어, 보행 약자를 위한 경사로, 점자 유도 블록, 자동문, 낮은 높이의 카운터, 넓은 회전 반경을 고려한 복도 설계 등이 바리어프리 설계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요소는 장애인의 편의뿐 아니라 유모차, 짐이 많은 여행객, 임산부 등 다양한 사용자의 삶의 질을 높입니다.


      2. 국내외 바리어프리 설계 적용 사례

      바리어프리 설계는 공공시설뿐 아니라 주거, 교육, 교통,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사례를 통해 바리어프리 설계가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일본의 도시 및 철도 인프라: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바리어프리 설계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지하철역에는 엘리베이터, 경사로, 점자 유도 블록이 설치되어 있고,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도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 노르웨이의 유니버설 디자인 건축: 노르웨이는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개념 아래, 모든 공공건축물에 접근성 기준을 적용합니다. 예컨대 오슬로 오페라하우스는 누구나 계단 없이 경사면을 따라 건물 위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국내 사례 – 서울시 공공청사 및 지하철: 서울시는 모든 신규 공공청사에 대해 바리어프리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지하철역에는 점자 블록, 음성 안내 시스템, 엘리베이터 설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무장애 화장실 등의 도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시각, 청각, 지체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접근성 개선 설비가 적용되어 있으며, 터치형 안내판, 수어 해설 영상, 휠체어 이동 경로 등도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설비 제공을 넘어, 공간 기획 단계에서부터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이용 편의를 고려한 설계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바리어프리 철학의 실제적 구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바리어프리 설계를 위한 법과 제도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법과 제도를 통해 바리어프리 설계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약칭: 장애인등편의법): 공공건축물, 대중교통시설, 공동주택 등에 대한 접근성 기준과 편의시설 설치를 규정합니다.
      • 국토교통부의 바리어프리 인증제도: 건축물이 일정 수준의 무장애 설계를 갖춘 경우 '무장애 인증'을 부여하고, 가산점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 건축법 시행령 제49조: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건축물에서는 형식적인 기준만 충족하거나, 실제 사용자 관점이 반영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사용성 평가와 피드백 시스템의 도입, 사용자 참여 설계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지역별 바리어프리 가이드라인 개발도 추진 중입니다.


      4. 바리어프리 설계의 확산을 위한 과제와 전망

      바리어프리 설계는 단순한 기술적 장치 설치를 넘어,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인권 기반의 설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과제를 중심으로 그 확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디자인 초기부터 통합 접근: 사후 보완이 아닌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접근성과 사용성을 고려한 통합 설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전문 인력 양성과 교육: 바리어프리 설계 전문성을 갖춘 건축가, 디자이너, 공공 기획자의 육성과 교육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 현장 사용자 참여 확대: 실제 공간을 이용하는 장애인, 고령자 등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사용성 테스트와 피드백 체계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 스마트 기술, AR 안내, 자동화 시스템 등과의 융합을 통해 더욱 직관적이고 편리한 바리어프리 환경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바리어프리 설계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범주 안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며, 건축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되는 중요한 설계 기준으로 정착될 것입니다. 모두를 위한 건축은 소수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5. 마무리: 모두를 위한 공간 설계의 가치

      바리어프리 설계는 단순히 물리적 장애를 없애는 것을 넘어, 사회적 평등과 존엄성을 실현하는 도구입니다. 누구나 동등하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은 건축의 본질인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철학과도 일치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노력뿐만 아니라, 건축가와 디자이너, 정책 결정자, 사용자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건축은 단지 건물이나 구조물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일상을 담는 그릇이며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바리어프리 설계가 적용된 공간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혀주며,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기반이 됩니다.

      앞으로도 바리어프리 설계는 도시와 건축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하며, 인간 중심의 설계 철학이 더욱 강하게 반영되어야 합니다. 모두를 위한 공간은 결국 모두가 함께 만드는 사회의 자산이며, 건축을 통해 실현 가능한 가장 구체적인 평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