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올로롸이푸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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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26.

    by. 요올로롸이푸

    목차

      건축

      서론 – “AI가 만든 건축, 그 권리는 누구의 것인가?”

      AI가 창작하는 시대에 건축 역시 예외가 아니다. Midjourney, DALL·E, Maket, ChatGPT 같은 생성형 AI는 설계 아이디어 발상에서부터 평면도 생성, 입면 스타일링, 시각화 렌더링까지 실제 설계 과정 전반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구 활용을 넘어, 건축가와 AI가 공동으로 창작을 수행하는 새로운 협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요한 질문이 떠오른다. “AI가 만든 설계물에 대한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과연 인간이 아닌 기계가 생성한 창작물에 법적 권리를 부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결과물이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건축은 기능성과 창작성, 공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지니는 복합 창작물이다. 특히 건축물은 시각적 표현을 넘어서 사회적 공간으로 구현되는 실체이기 때문에, 법적·윤리적 고려가 더욱 복잡하다. 이 글에서는 AI 건축 저작권, 생성형 AI 윤리, 건축 디자인 법적 이슈를 중심으로 오늘날 디자이너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쟁점을 정리한다.


      1. 건축 디자인에서 ‘저작권’의 기준은 무엇인가?

      건축 디자인은 전통적으로 저작권법상 ‘건축 저작물’로 분류된다. 이는 단지 설계도면뿐 아니라 모형, 3D 모델, 디지털 렌더링, VR 투시도까지 포함되며, 일정 수준 이상의 창작성과 독립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 기준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요건을 포함한다:

      • 창작성: 단순한 사각형 구조나 기능 중심 설계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며, 조형미, 공간 구성, 독창적인 배치 등 예술적·개성적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 인간의 창작 행위: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사람'이 창작한 결과에만 부여된다. 즉, 알고리즘 자체나 AI가 독자적으로 생성한 결과는 현재의 법률 체계에서는 보호받기 어렵다.
      • 고정된 표현물: 아이디어나 개념 그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며, 이를 시각적·물리적으로 표현한 도면, 파일, 모형 등 구체화된 자료에 대해서만 권리가 인정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설계물은 창작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러나 인간이 AI 결과를 편집·보완하거나 창의적으로 해석한 경우, 그 부분은 제한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 건축에서의 저작권 판단은 기술과 인간의 협업 비중을 따지는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


      2. 생성형 AI 설계 결과물의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2-1. AI가 만든 건물의 ‘저작자’는 누구인가?

      예를 들어, 건축가가 Midjourney를 통해 외관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Maket을 통해 평면 설계를 자동 생성한 뒤, 그 결과물을 도면화하여 실제 건축에 적용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실제 설계의 창작자는 누구인가?

      대부분의 판례와 법적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 AI는 법적 인격체가 아니므로 저작자가 될 수 없다. 이는 전 세계 주요 국가(미국, EU, 일본, 한국 등)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다.
      • AI의 결과물에 인간의 실질적인 창작 기여가 있을 경우, 해당 인간이 저작자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AI의 도면을 기초로 구조 설계를 수정하거나, 외피 디자인을 수작업으로 다듬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 단순히 키워드를 입력해 결과물을 수령한 경우, 해당 결과는 저작권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2. 도구 제공자 vs 사용자 간의 권리 분쟁 가능성

      많은 AI 디자인 플랫폼은 생성물의 권리를 사용자가 가지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그 권리는 보통 약관 동의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일부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예외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 상업적 이용 제한: 무료 사용자에게는 상업 이용권이 없고, 유료 계정에서만 전송된 파일이 권리 귀속 대상이 된다.
      • 저작권 공유 조항: 생성물의 일부를 플랫폼이 공동 사용하거나 2차 이용할 수 있도록 설정된 경우가 있다.

      따라서 건축가 또는 설계사무소가 AI 생성물을 실무 설계에 활용하려면 반드시 해당 플랫폼의 이용약관, 라이선스 조항, 수익귀속 범위를 꼼꼼히 검토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법적 자문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윤리적 고려: AI 건축 설계의 투명성과 책임

      AI 건축 설계에서 법적 문제를 넘어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은 윤리적 투명성과 설계 책임의 문제이다. 이는 건축이라는 행위가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 표절 논란: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기존 유명 건축가의 작품이라면, 생성 결과물이 그 스타일이나 패턴을 무단 차용할 수 있다. 이는 ‘영감’의 차원을 넘은 저작권 침해 또는 문화적 도용으로 논란이 될 수 있다.
      • 설계 오류의 책임: AI가 생성한 설계안이 구조적으로 위험하거나 법규에 어긋난 경우, 건축 허가 거부, 시공 실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설계자는 단지 ‘도구 사용자’인지, 아니면 결과에 책임을 지는 ‘주체’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 프롬프트의 편향성과 공공성 침해: 특정 키워드나 문화적 요소를 반복 학습한 AI는 종종 인종, 계층, 성별, 지역 문화에 대한 편향된 공간을 생성한다. 이로 인해 사회적 배제나 공간 차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공공 건축 설계에서 특히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AI 기반 설계는 단순히 기능적 효율성을 넘어서 공공성과 투명성, 윤리적 책임성을 고려해야 하며, AI 설계물에는 반드시 출처 명시, 수정 이력 기록, 설계 의도 공개 등의 절차가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 “AI와 인간, 공동 설계 시대의 법과 윤리”

      AI는 건축가의 도구를 넘어서 ‘디자인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법적으로 누구의 것인지, 사회적으로 누구의 책임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건축 설계의 법적 주체성과 윤리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프롬프트 기록, 인간 기여도 명시, 계약 조건 명확화, 저작권 등록 기준의 재정립 등이 필요하다.

      AI 시대의 건축가는 설계뿐 아니라, 법과 기술, 사회적 영향력까지 고려하는 종합적 사고 능력이 요구된다. 창의성과 권리, 효율성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미래형 설계자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