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올로롸이푸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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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11.

    by. 요올로롸이푸

    목차

      건축

      서론 – “조형의 해방과 기능의 미학: 20세기 건축을 뒤바꾼 두 사상가의 만남”

      20세기 초, 산업화의 물결은 도시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전 시대의 장식적이고 기념비적인 건축물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와 맞지 않았고, 새로운 건축 패러다임이 필요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모더니즘 건축이었다. 특히,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바우하우스(Bauhaus)**는 그 중심에서 건축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실용성과 미학을 동시에 추구한 두 사상적 축이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혁명적 흐름이 어떻게 20세기 건축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오늘날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다.


      1. 모더니즘 건축의 태동과 시대적 배경

      1-1. 산업혁명 이후의 도시 문제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은 건축에 필요한 자재와 기술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도시의 혼잡, 주거 부족, 위생 문제를 야기했다. 이전의 건축 양식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보다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건축이 요구되었고, 이것이 모더니즘 건축의 토양이 되었다.

      1-2. 장식을 배제한 ‘기능주의’의 부상
      모더니즘 건축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원칙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는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구조적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철학이다. 이러한 사상은 예술과 공예, 산업 기술이 하나로 결합되며 점차 대중화되었고, 그 선두에는 르 코르뷔지에와 바우하우스가 있었다.


      2. 르 코르뷔지에: 건축을 기계로 정의하다

      2-1. 르 코르뷔지에의 철학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을 “살기 위한 기계(Machine for living)”로 정의했다. 이는 인간 중심의 기능성을 강조하며, 주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규격화된 형태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려는 철학이었다. 그는 건축을 수학적으로 계획 가능한 과학으로 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주거 단위, 반복 가능한 형태, 단순한 기하학을 추구했다.

      2-2. ‘근대건축 5원칙’의 실현
      그의 대표적인 이론은 ‘근대건축 5원칙(Five Points of a New Architecture)’이다.
      ① 필로티(Pilotis, 기둥 위의 건축),
      ② 옥상 정원(Roof garden),
      ③ 자유 평면(Free plan),
      ④ 수평 창문(Horizontal window),
      ⑤ 자유 입면(Free facade)이다.
      이 다섯 가지는 기술, 기능, 미학이 결합된 새로운 건축 규범으로, 현대 건축의 기본을 이루었다.

      2-3. 대표작: 빌라 사보아
      이러한 철학은 ‘빌라 사보아(Villa Savoye)’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기둥으로 떠 있는 건물, 내부에 벽이 거의 없는 유동적인 공간, 유리로 둘러싸인 수평 창문은 모두 코르뷔지에의 모더니즘 정신을 집약한 걸작이다. 그의 이론은 전 세계 도시 계획과 공공 주거 단지, 고층 건물 디자인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3. 바우하우스: 예술과 기술의 통합 실험실

      3-1. 바우하우스의 출범
      1919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설립한 **바우하우스(Bauhaus)**는 예술과 공예, 기술을 통합하려는 교육기관이었다. “예술은 기술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정신 아래, 산업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미적 기준을 창조하고자 했다.

      3-2. 기능주의와 디자인 혁신
      바우하우스는 예술적 표현보다 기능과 합리성을 우선시했다. 단순한 선, 기하학적 형태, 장식 없는 구조가 특징이며, 이는 가구, 조명,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건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바우하우스 출신의 디자이너들은 모듈화, 대량생산 가능성, 표준화에 주목했고, 이는 곧 현대 산업디자인의 기초가 되었다.

      3-3. 대표작과 영향력
      바우하우스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바우하우스 데사우 본관(Bauhaus Dessau Building)’이다. 철근콘크리트와 유리, 강철을 사용한 이 건물은 수평적 창문, 대칭적이 아닌 구조, 기능 중심의 동선으로 당시 건축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바우하우스는 이후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지로 퍼지며 전 세계 모더니즘 양식의 중심이 되었고, 오늘날의 학교 건물, 미술관, 도서관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쳤다.


      4. 르 코르뷔지에와 바우하우스의 공통점과 차이

      4-1. 공통점: 기능성과 합리주의
      두 사상은 모두 ‘기능에 충실한 형태’를 강조하며,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고 구조적 진실성을 추구했다. 또한 철강, 콘크리트, 유리 등 신재료의 사용과 대량생산 가능성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산업시대에 최적화된 건축 철학을 공유한다.

      4-2. 차이점: 개인주의 vs 교육 공동체
      르 코르뷔지에가 하나의 확고한 철학과 이론 체계를 바탕으로 건축을 전개한 개인 중심의 이론가였다면, 바우하우스는 여러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집단 창작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양식을 실험한 교육 공동체였다. 따라서 코르뷔지에는 이론과 도시계획에 강했으며, 바우하우스는 실제 디자인과 교육, 산업 응용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결론 –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모더니즘 건축의 영원한 유산”

      20세기 초, 르 코르뷔지에와 바우하우스는 기존의 건축 미학을 뒤흔들며 건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이들의 혁명은 단순한 양식의 변화가 아닌, 건축을 기능적, 과학적,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새로운 철학의 시작이었다. 오늘날에도 스마트 시티, 친환경 건축, 모듈러 하우징 등은 모두 이들의 철학에서 출발한 연장선상에 있다.

      르 코르뷔지에와 바우하우스는 각각의 방식으로 기술과 미학, 실용성과 디자인을 통합하려 한 선구자들이었으며, 그들의 유산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건축은 더 이상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는 방식’ 그 자체가 된 것이다.